매크로 악재가 그렇게 쏟아지고, 갖은 루머가 공포심을 조장했어도 결국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어요. 엔비디아는 중국향 H20 수출 중단에 대한 수익 대폭 감소설을 초월하는 훌륭한 실적을 발표했네요. 총매출 44.1B 달러, H20 요인을 제거한 희석 EPS 0.96 달러, 마진율 61%(H20 상각 전 71.1%), 무엇보다 FcF가 훌쩍 올라서 이제 26.1B 달러에요. YoY +75%인데 이전에 말씀드렸던 연간 FcF 100B 달성 후에는 배당금의 현실화와 함께 대규모 자사주 매입 소각을 기대해볼 수 있을텐데 아주 낙관적이면 올해 연말, 아마도 내년 2월에는 가능하지 않을까 가시거리로 들어오게 됐어요. 특히 주목할 부분이 견조한 데이터센터 매출 증가보다, 게이밍 매출의 큰 상승이에요. 시장에서는 AMD의 새로운 리테일 그래픽카드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엔비디아의 RTX 50 시리즈가 매출이 부진할거라는 루머에 힘을 싣고 있었지만 역시 실적 발표의 결과를 보면 AMD는 게이밍 매출이 오히려 둔화된 반면 엔비디아는 YoY로 42%의 놀라운 성장세를 보여줬어요. 3.8B 매출에서 1.2B 정도를 닌텐도 스위치2 납품 효과로 본다고 가정할때도 순수하게 리테일 그래픽카드 매출이 신장했으니 AMD에게 비교 우위를 다시 한 번 확인시킨 결과로 볼 수 있어요. 이제 메인스트림 제품인 RTX 5060이 대규모로 출하가 시작됐으니 다음 분기에는 보다 나은 성적이 기대되네요. 다음 분기 가이던스도 H20으로 인한 상실 효과를 감안한게 45B니까 엔비디아가 가이던스를 제시할때 보수적으로 잡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48~50B 정도의 기대치를 가져도 될텐데, TSMC의 월간 매출과 대만 공급망의 동향을 확인하는 것으로 꾸준히 트래킹하면 좀 더 구체적인 전망이 가능해질테지만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는 아니에요. 전반적으로 월가의 곰들도 이번엔 트집잡기 어려운 훌륭한 성적표가 나왔어요. 100점 만점을 받아도 왜 102점이 아니냐며 감동이 없다고 지난 3개 분기 실적 발표때마다 엔비디아를 괴롭혔지만 이제 102점의 성적표를 받았으니 심술쟁이 곰들도 조금은 엔비디아에게 너그러운 시선을 보냈음 하는 바람이에요. 실적을 기준으로 예상 목표가를 구해본다면 적정 밴드 구간은 136 - 151 - 166 까지로 볼 수 있어요. 기대감을 모두 제거한 담백한 가격이 저렇게 나오니 단기적으로 전고점 돌파에 도전해보는 것도 무리한 모습은 아닐거에요.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못된 사람인 트럼프가 엔비디아, 반도체, AI, 대만 등에게 나쁜 말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필요해요. 다만, 시장이 고요한 새벽 상태일때 엔비디아가 혼자서 좋은 실적을 내고 빛을 뿌리는게 가장 좋은 모습인데 연방 법원에서 트럼프의 관세 정책을 위법하다고 판결해서 시장이 다시 시끌시끌해질거라 생각되니 타이밍이 그다지 좋다고 보긴 어렵네요. 물론 관세의 공포로 전세계가 긴장하는 상황보다는 낫지만 조그마한 욕심을 부려보면 그래요. 어차피 중동과의 대규모 계약 체결을 정부가 용인한 것으로 볼때 반도체 관세는 흐지부지 된거나 마찬가지라서 특별히 환경이 변한 것은 없지만요. 월가의 대형 IB인 모건 스탠리조차 TP를 10달러 올려서 170달러를 제시했어요. 이제 오늘, 내일이면 다수의 기관들이 목표가를 다시 조정할거에요. 시장 환경이 부정적이지 않고, 좋은 성적표를 제시했으니 주가도 거기 걸맞게 오르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언제나 생각한게 그대로 이뤄지지는 않는다는게 참 아쉬울 뿐이에요. 142 위로 마감이 가능하다면 내일은 숏 스퀴즈를 기대해도 괜찮을텐데 140 위로만 마감해도 내일과 다음주 주가 흐름은 괜찮거라고 예상하고 있어요. 풋옵션 미결제 잔량을 보면 기대해볼만 하네요. 1주일만 늦게 연방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면 어땠을까 그런 아쉬움은 미뤄두고 이제 제자리를 찾아갈 준비가 됐다는 점으로 만족해야겠죠. 실적 시즌이 종결되는 월말이라 기관들 수익 실현 매물이 많이 출하되어야 하지만 시장 환경의 개선 모멘텀이 발생했으니 하방 압력이 크게 나타나진 않을거에요. 이번주는 잘 마무리하고 다음주에 전고점 돌파를 위해 힘차게 달려갔으면 좋겠네요.
|